"사지 말고 빌려 쓰자."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온수기, 공기청정기 등 생활필수품이 된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하기 부담되는 소비자를 위해 `렌탈(Rental)`이란 개념을 도입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내는 물론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IT 산업에서도 제2, 제3 웅진코웨이가 속속 등장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용 IT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것이 다르다.

`빌려 쓰는 IT`로 불리는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ㆍSoftware as a Service)`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기업 관리에 꼭 필요한 IT 시스템을 큰 비용을 들여 한 번에 구축하지 않고 `렌탈` 개념으로 매월 월정액(종량제)을 내고 사용한다는 개념이다.

기업 경영에 꼭 필요한 IT 인프라스트럭처를 자체 구축하기보다는 IT 서비스 업체에서 빌려 쓰면 경비를 절감을 할 수 있고 갑자기 수요가 급증할 때도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어 효과적이다. 소프트웨어 서비스는 대규모 투자 없이 전사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불황기를 극복할 대표적 IT 비즈니스로 꼽힌다.

불과 1~2년 전만 하더라도 웹에 기반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술 활용이 저조하고 기업용 제품도 부족하며 전문 서비스 기업 부재로 활성화가 저조했다. 신뢰성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소프트웨어 서비스 도입을 꺼렸으나 최근에는 보안 문제가 해결되고 경기 침체로 인해 대형 IT 투자가 힘들어지면서 설득력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시장 조사 전문기관 가트너는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향후 새로운 IT 서비스 모델로 자리 잡아 지난해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64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07년 51억달러에서 25.5% 늘어난 규모다. 이후 연평균 23.3%씩 성장해 2012년에는 전 세계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148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웹 기반 SaaS 기술을 적용해 육상 운송정보 관리 등 SW서비스 172개 기관에 시범 서비스를 하기도 했다. 제품 개발과 시범 서비스가 성공적이면 민간 기업에 기술을 넘겨줘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도입하는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대표적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인터넷에서 공개하는 `연구보고서` 미리보기 서비스를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에 기반한 사이냅 문서검색서비스를 이용해 시작했다.

고객관계관리(CRM) 등 대형 IT 프로젝트도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인 세일즈포스닷컴은 이미 국내 100개가 넘는 기업에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기반한 CRM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SDS, LG CNS, SK C&C, 롯데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등 IT 서비스 업체들도 기업 업무 효율 향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모바일 데스크, 통합출력관리서비스(MPS), 애플리케이션 기능별 전문서비스 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18개 관계사를 대상으로 `유즈플렉스(USEFLEX)`라는 브랜드로 클라우드 컴퓨팅서비스 사업을 진행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SK C&C도 전문 애플리케이션 기능별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객관적인 서비스 수준 평가제도를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안무정 LG CNS 솔루션사업본부 기술연구부문 차장은 "구축 비용이 저렴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때 마다 그에 맞게 다시 개발할 필요가 없다는 SaaS 장점이 경기 침체를 타고 널리 알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소기업을 넘어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IT 렌탈` 2011년 시장규모 최대 3조원

`빌려 쓰는 IT서비스`인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는 차세대 IT 패러다임인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에서 핵심으로 꼽힌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기존 PC나 서버, 데이터센터 개념의 컴퓨팅 환경이 아니라 인터넷이 접속 가능한 환경이라면 컴퓨팅 자원을 PC, 스마트폰, TV 등 어떤 단말기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끔 해주는 것을 말한다.

에릭 슈밋 구글 CEO는 "미래 인터넷 경제 시대에 최대 화두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가속화며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제2 디지털 시대가 오고 있으며 MS 플랫폼이 클라우드 컴퓨팅 혁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할 만큼 IT업계 핵심 화두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구글, 아마존, MS, 애플, IBM은 물론 인텔, HP, 야후, BT, AT&T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의 관심 정도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IT서비스 업체를 중심으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KT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인프라스트럭처와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가 이끌고 있으며 2011년 최소 1조7000억원(중립적 의견)에서 최대 3조2000억원(낙관적 의견)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 <용 어>

IT솔루션 :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 기업 관리에 필요한 IT 시스템을 말한다. 업무를 단순화하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소프트웨어ㆍ시스템 묶음이라고 할 수 있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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